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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43호] 침입종은 생태계 파괴자일까? 자연 회복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작성자 :
관리자

글로벌 생물다양성 동향 Vol. 43

침입종은 생태계 파괴자일까? 자연 회복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

‘침입종(invasive species)이 출현했다’라고 하면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부 생태학자들은 이에 대해 훼손된 일부 환경에서는 새롭게 유입된 종의 출현을 자연이 다시 회복되기 시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러한 주장이 침입종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 피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생태계 회복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며 변화한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프레드 피어스는 자신의 저서 ‘Despite it All’에서 훼손된 자연을 다시 복원할 때 자생종과 비자생종이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생태계도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2026년 영국왕립학회 트리베디 과학도서상(Royal Society Trivedi Science Book Prize) 최종 후보에 올랐다.

피어스의 주장은 이렇다. 교란된 생태계의 회복 초기에는 침입종이 먼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들이 향후 다른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환경 조건이 안정되면 보다 다양한 생물들이 다시 정착할 수 있으며 그 결과 형성되는 생물 군집은 과거와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

피어스는 메릴랜드대학교의 환경과학자 얼 엘리스와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의 생태학자 롭 던의 연구를 소개했다. 이들은 인간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환경에서도 생태적 변화와 적응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영국 요크대학교의 생태학자 크리스 토머스는 전통적인 생물다양성 평가 방식이 변화된 생태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래종이 공식적인 종수 집계에서 종종 제외되기 때문이다. 토머스는 “영국의 경우 공식 기록상 생물다양성은 감소하고 있지만, 영국에 존재하는 전체 종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왜 중요한가?
피어스와 여러 연구자들은 지금의 자연보전 활동이 과거의 온전한 자연을 되살리는 데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공원과 정원, 도로변 녹지, 버려진 공터 등은 이미 인간의 영향을 받아 여러 종이 뒤섞인 환경이다. 이러한 공간이 다양한 생물을 유지할 수 있다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도심내 녹지를 확충할 뿐 아니라 도시의 열기를 완화하여 지역사회의 환경 변화 대응력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생태적 변화가 반드시 생태계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생물들이 변화한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다만 피어스는 이러한 주장이 피해를 일으키는 종을 방치하거나 취약한 동식물의 보호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일부 침입종은 단기간에 심각한 생태적·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관리와 개입은 여전히 중요하다.

자연보전 논의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자연보전 분야의 논의는 점차 생태적 변화를 단순히 막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이미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우리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동시에, 도시 및 여러 교란된 환경에서 새롭게 형성된 생태계가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